2010. 6. 9. 02:22

인도, 내가 들어갈 때와 나갈 때

우선 인도에 입국할 때와 출국할 때의 기억을 떠올려 본다. 사정 상 여행 준비과정 같은 건 일단 생략하기로 한다. (추후 글 수정하며 업데이트 예정)



 첫 해외배낭여행이라 수많은 준비물을 마련했었다. 되도록 뭐하나라도 빼먹지 않고 챙겨갈 욕심이 앞서 여행 도중에 들고 오기를 후회한 애물단지가 더러 있다. 특히 배낭여행에서는 준비물은 정말 최소로 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사진은 전자장비만 모아서 떠나기 전 날 촬영한 것으로 해외로밍폰(KT3G), 스마트폰(좌측에 투박하게 생긴 단말기-P100-으로 나름대로는 참으로 가장 유용하게 '써먹었다'), 디카, 충전기와 여분배터리, 예비용USB메모리2개(4기가X2), 카드리더기(저 싸구려는 현지에서 도대체 작동이 되질 않아 버리고 말았다. T^T)

 현재 사정 상 여행 준비에 대한 것은 나중에 다시 올리거나 글 수정을 통해 보충하려 한다...
(이럴거면 나중에 한 번 깔끔하게 하고 말지.. 왜 삽질을 하는지 T^T)


 가이드 북으로는 인도 백배즐기기를 계획에 포함된 지역별로 북북 찢어서 들고 갔는데 좀 지저분하긴 해도 짐무게 줄이는 데에도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고 이동이 잦은 여행에서 합당했다고 본다.  작은 핸드노트도 여행 중에 항시 휴대하며 여러 가지로 유용하게 사용했다.



 사진은 인도 체류 마지막 날 숙소 체크아웃 전에 찍은 것으로 40L 배낭+보조가방 두 개를 여행 내내 메고 다녔다. 큰 가방은 숙소에 쟁여두고 작은 보조가방에 필수도구만 간단히 챙겨 구경을 다녔었다. 둘 다 몽벨(일본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으로 보조 가방은 여행이 끝나고 가방 내부가 심하게 훼손되어 버릴 수 밖에 없었다.. 큰 가방도 여행을 하다보니 보조 결속클립이 떨어져 A/S를 받으러 갔다가 수리가 안 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꼼수를 부려 그래도 수리를 받게 되었던 경험이 있다.. 

여행가방을 사려고 할 때 북쪽면상 같은 유명 브랜드는 가격대가 엄해서 아무래도 체념할 수 밖에 없었는데 몽벨은 가격대도 합리적이고 해서 선택 하였다. 40L 정도 용량이면 충분하겠거니 했는데 45L 이상의 배낭을 마련했더라면 하는 미련이 여행 도중엔 그다지 없었다가 귀국하면서 들었었다.(왜냐면.. 선물을 사서 밀어넣다보니 공간이 부족해 아쉬웠었다. ㅎㅎ)


 나는 부산에 살지만 출국할 때에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당일날 KTX를 타고서 서울에 도착하여 지하철과 공항철도를 이용하여 공항에 갔다. 항공사는 타이항공이었고 비행기 티켓을 비교적 늦게 결제한 탓(보름 전?)에 꽤나 비싼 요금을 들여 가게 되었다.
  사진은 경유지인 태국 수완나폼 공항에서 환승을 기다리며 찍은 것으로 환승 대기시간이 6~7시간 가량 되었으나 첫 여행의 설레임? 긴장감? 여러 상념으로 전혀 지루하거나 졸립지 않던 시간이었다. 우연히도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몇 명이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었던지 태국에 와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나름 재밌는 구경거리도 보았다. (소녀떼들ㅋㅋ) 그 뒤로는 탑승 게이트 근처에서 흡연실을 들락날락 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요때만 해도 한창 애연 중이었던 터라.. 쿨럭;;



 상당히 작성에 압박을 느꼈던 입국 카드.. 결국 쓰다가 실수해서 승무원 불러 새로 썼다. 크윽..

 타이항공은 만족스러웠다. 다른 것보다 처음에 서비스를 해준 스튜어디스가 한국분이었는데 일도 잘하시지만 미모가 굉장히 뛰어나서 흐뭇했던? 기억이 있다. (나도 남자인지라.. 쿨럭쿨럭 -_- 글구 한국말로도 요청 할 수 있구ㅋㅋ) 타이항공 사랑합니다(응?)
 국제선 비행기도 처음이라 기내식 언제 주나 놓치지 않고 먹어볼라고 잠도 안 자려고 하고 그랬는데 ㅋㅋ(뭘 달라고 해야할지 몰라 언제나 논베지, 치킨 플리즈 -_-;;) 맥주도 한두번 더 얻어 마시고 빵같은 건 남아돌길래 몇 개 더 달라고 해서 우걱우걱 먹어치우고..  승무원과 안 되는 영어로 요구하고 소통하자니 답답하고 약간은 무안하고 그랬지만 기내에서 뭔가 얻어 먹는 걸 꽤나 기대한 터라 나름 즐겼던 것 같다. ㅋㅋ

 


내가 처음 내려다 본 인도 땅덩어리. 이때 다시 괜한 긴장감이 스멀스멀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첫 숙소였던 빠얄 호텔(일본인 애용) 옥상에서 쳐다본 빠하르간즈. 한 장 겨우 찍은게 그나마도 사진 초점이 안 맞았다.

 인도에 도착한 직후 부터 처음 몇 일간은 정말 고역이었다. 오죽하면 '내가 왜 왔을까' '지금 당장 그냥 포기하고 귀국해버릴까' 이런 생각이나 하고 그랬을까..
 수속을 마치고 환전소에서 환전을 한 뒤 공항 문을 나오는 순간부터 굉장한 삽질의 시작이었다. 수천킬로 떠나온 타국에서 나는 정말 바보가 되었다. ㅋㅋ

 나는 애초 계획이 공항버스를 이용해 델리 빠하르간즈(뉴델리기차역 맞은편에 있는 배낭여행자 거리)로 이동하는 것 이었다. 그래서 인도 현지 도착시간이 오전 시간대인(10시반쯤이었을 것이다.) 비행기를 예약했던 것이다. (밤에 도착하면 이동하기에 답 안 나오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해서 그러한 것이었고 생전 처음 오는 인도를 낮 풍경부터 눈에 들이고 싶은 괜한 바람이 있어서이기도 했다. 나의 경우는 보통의 인도 배낭여행자가 주로 선택하는 밤 도착 후 현지 한인숙박업소의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 탐탁지 않았다. 또한 비교적 안전한 선불택시도 있긴 했지만 내 처지에서 이용하기에 비싸다고 생각되어 버스를 선택하였다.)
 일단 잔뜩 열불난 더운 공기에 둘러쌓인 채로 공항 문앞에서 델리 시내로 가는 버스를 못 알아봐서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물어보았는데 내 더러븐 영어 발음으로 내뱉는 질문을 못 알아듣는 건지 자기들도 모르는 건지(인도인들의 특징은 질문에 대한 답이 애매하다는 것..) 고개나 옆으로 까딱이지(이거 가끔 환장할 수도 있다.) 예스 노 여부를 알려주질 않았다. 그러다가 한 녀석이 실~ 접근하더니 오토릭샤로 (오..!!!?!!) 버스요금인 50루피로 협상을 걸어오길래 재차 확인 후 타게 되었는데 이 운전사 자슥이 몇 백 미터 가다보니 나한테 사기 친 것을 자슥이 내뱉는 말에서 그나마 알아채고 고 빽을 외쳐 공항으로 턴했다. (그대로 타고 델리까지 갔으면 굉장히굉장히 씁쓸했을 테다..) 
 그렇게 공항 앞에서 40여분을 지체하다가 아까부터 저 앞에서 가만히 있던 녹색버스에 다가가 물어보니 허무하게도 이 버스가 내가 찾던 버스였다. (-3- 대략 기운 빠지는 일이었다. 50루피 지불(기억이 맞다면)
  자리잡고 기다리다 출발시간이 되자 버스는 공항을 나섰다. 델리 시내로 가기 전에 국내선 공항에 들르기도 했으며 나는 뉴델리 역 인근 정류장에서 돈 받는 아저씨가 내리라고 귀뜸 해주셔서 제대로 내리긴 했었다. 그런데 내리자마자 마주친 사이클릭샤 끄는 꼬맹이 녀석이 내 팔을 움켜쥐고 타고 가라기에 내가 이용 안 한다고 손사레를 치며 그냥 뉴델리역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걔가 가리킨 방향으로 발걸음을 떼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삥~ 둘러 가는 길. 된장할 녀석 =_= 자기를 거절했으니 엿 먹으란 거지.. 
 암튼 그렇게 난생 처음보는 풍경을 접하면서 처음으로 외국의 먼지를 온 몸에 묻혀가며 나는 빠하르간즈로 찾아가게 되었다. 그 낯설고 산만한 풍경은 그래도 머릿 속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여행사진은 꼭 필요할 때만 찍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었는데 갈수록 셔터질에 익숙해지며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생각에 찍어대는 통에 내 생각으로는 무지막지하게 사진을 남겨오게 되었다(3천장이 좀 넘는다). 게다가 처음부터 예상보다 인간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지저분한 상황에 맞딱뜨리게 되니 굉장히 기분이 침체되어 있었고 아직 더울 때인 9월말이라서 한국의 한여름보다 무덥고 장마철보다 습기 쩔은 날씨에 적응이 안 되고 끼니도 제때 챙겨먹지 못할 정도로 몸상태가 좋지 않아 숙소에서 엎어져 있을 수밖에 도리가 없어 처음 2일간은 거의 아무것도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55일간(56?)의 인도 여행은 시작되었다.



 아래 이야기는 무사히 인도 여행을 마치고 태국으로 넘어가려던 때이다. 마지막 체류일에 머물던 숙소에 짐을 맡겨두고 델리대학 관광(!)을 마친 후 돌아와 빠하르간즈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루피(인도 화폐단위)도 미리 계산해서 딱 떨어지게 다 썼고 빠하르간즈에 더 머물만한 여유도 없고 해서 뉴델리역 앞에 있는 프리페이드 오토릭샤 매표소를 찾아갔다. 비행기 탑승시간이 자정 시간대였기 때문에 이를 놓고 보면 상당히 이른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굳이 더 늦은 시간에 위험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다가 봉변을 당할 위험을 고스란히 안을 수도 없었다.(인도가 아직은 여행하기 안전한 나라는 전혀 아니라고 본다.) 사실 프리페이드오토릭샤를 밤시간에 혼자 타려는 것도 상당한 모험이었지 않나 생각한다(아니라면 반박 환영해요 ^^;). 그런데 그 때 나로선 공항버스도 탈 수 없는 터에 그래도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었던 게다. (원래는 백배즐기기 책에 소개된 코넛 플레이스 근처에서 공항 가는 버스를 이용하려 했는데 거기 사람들이 하나같이 다 버스 노선이 없어졌다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매표소에서 150루피(불확실)를 주고 표를 얻어 달라붙는 운전수 한 명을 낚아 오토릭샤를 탑승했다. 이제 떠나자 !
이 때 위험에 대한 불안감은 접어두고서도 감정은 복잡 미묘했다. 그래도 그중에 말 못할 아쉬움이 가장 컸다.
 


코넛 플레이스를 지나온 뒤 찍은 것. 시내에서는 얼마간 차량정체가 심했다.  호루 뒷부분에 뚫린 비닐창 너머에 있는 뒷차량들.




인디라 간디 공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것도 보게 되었다. 과연 끝까지 쏘 쿨한 모습의 인디아
위험도 그냥 방치하면 해결 될 것이라고 보는 건가? 그건 아니겠지 ㅎㅎ



이게 있으나 마나한 오토릭샤 미터기(요금표시징수기기)인데 사진은 공항에 거의 다다랐을 때 기록이다. 운전사 냥반이 출발하면서 켰었는데 이게 110을 가리키는 걸로 보아 정해진 선불 요금도 역시 좀 바가지인가 하는 추측이 들기도 한다.
아마 40분 정도? 1시간? 달려서 공항 출국장(2층)에 도착했다. 이 운전수 냥반은 선불요금티켓만 받고 가면 될 걸 남는 돈 있으면 자기 요금으로 지불하고 가라고.. 그래도 착한 편이라 내가 돈 다 써서 없다고 했더니 순순히 다른 인도사람 태우고 갈길 가던게 다행이다. ^^
이제 곧 (아니면 벌써?) 공항-델리 간 지상철이 운행된다면 교통편에 있어 굉장한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인도 전철은 또 검문검색이 심하고 해서 이것도 막상 타려면 쫌 ㅋㅋ


끼니는 때웠으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입이 심심해서 그나마 몇 푼 남은 걸 탈탈 털어 음료 한 잔 마셨던 것 같다. 돈 좀 더 남겨 놓을 껄 하는 후회가 살짝, 공항 들어가서도 약간 더 ㅋ


 
 공항 내부로 들어가려면 탑승권을 제시하고 이륙시간 몇 시간 전부터 입장이 허용되는데 그래서 상당시간 밖에서 대기하게 되었다. 2층 공항 본건물 맞은 편에 방문객 라운지.. 사실상 식당(--;


2층에서 아래 입국장 옆을 내려다보니.. 처음 인도에 도착하여 저기에서 버스를 못 찾아 당황해 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잠시 상념에 빠지기도 했었다.



8시도 안됐는데 비행기 시간은 00시반 ㅋㅋ 아래에 무장군인 초소가 이색적이다. 군사보호시설이라서 경계근무를 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뭐 이해는 한다.



정해진 시간 맞춰 들어가서 짐을 부치고 티켓을 끊고 나서 출국장에 들어가기전에 작성해야 했던 출국카드
지금은 어떻게 적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_-;



 이 시기에 강력한 핫이슈였던 신종플루!! 인도에서는 거의 생각없이 다녔는데 한국에서는 그렇게 심하다고 사망자가 속출한다며 언론에서 난리를 피우고 서로서로 극히 조심하던 때였다. 사실 인도 들어올때도 입국심사하기 전에 설문지작성도 하고 무슨 간단한 확인 절차를 밟기도 했었다.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공포심리에 대해서는 한국을 떠나 인도에 있었던 것이 오히려 안전할 정도 였다고 생각된다.


공항 내부, 출국심사장 바깥 모습 저 뒤에 타이항공 수속하는 곳


저기서 출국 확인 도장 꽝 찍고 면세점이랑 탑승 대기 장소로 들어간다.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포기했던 올드몽크 주
이게 참 맛도 좋고 가격도 적당하고 해서 인기가 좋은데.. 나중에 다시 맛 보고 싶다 ^^




꽤나 귀여운 상품.



공항 내 무료 와이파이 이용해 보려고 스마트폰에서 켜봤지만 내 폰은 왠지 몰라도 안 되었다. 쩝!





공항에서 마주친 인물인데 이 사람을 보고 존경의 인사를 드리기 위해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 있었다. 왠지 굉장히 유명한 인물같은데.. 지금까지도 누구인지 모르겠다. (그 때 아무에게나 물어봤으면 될 것을)  혹시 아시면 제보 바람 ^,.^*

공항에서 일시적인 정전사태가 몇 번 일어났는데 국제공항이 전력난이라니 황당하기도 하고 사람들 반응이 재밌기도 하고 ^^(다들 탄식하면서도 으레 그러려니~ ㅋㅋ) 전력난은 공항 뿐 아니라 델리나 다른 지방도 크게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공항에서 재미난 인연으로 여행 도중에 바라나시부터 오르챠, 카주라호, 아그라 뭐 해서 함께 하다가 헤어졌다가 하며 5번 정도 계속 해서 우연히 만나게 된 네덜란드 아이를 마지막으로 또 한 번 보게 되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도 반갑고 신기하였다. 18살에 대학 입학 전에 6개월간 여행 다음 목적지는 싱가폴.. 브라보!



태국으로 향하는 타이항공기 이륙 전. 비행 중에 500일의 썸머라는 영화를 어설피 보게 되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자막을 보며 영화를 보니 '와, 이거 좋다'



기내식은 일단 사랑하고 보자. 너무너무 사랑한다. ♡ 아. 땡긴다.

어쨋든 비행기 출발이 약간 지연되었으나 현지시각으로 새벽 6시가 넘어 나는 태국에 도착하게 되었고 그뒤 5일간의 스탑오버일정으로 태국 카오산로드에 머물게 되었다. 태국은 날씨조건이 인도 처음 때보다 더 했다. ㅋㅋ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턱 막히는 숨통에 쏟아지는 땀.. 어휴
(태국 관련 이야기는 따로 ^^)


덧붙이는 말
 블로그 포스팅용으로 사진 정리를 진즉 해놨다고 한 게 다시 보니 너무 대강 정리해 놔서 사실상 다시 원본을 뒤적거려 분류하느라 두 배로 진이 빠지는 상황. OTL =3=3

덧붙이는 말
발행에서 실수해서 다음뷰에서 책-yes24블로그축제에 응모되고 말았네요
왜 변경이 안되는 걸까요 흑흑 그래서 다음뷰에서 삭제했더니 더 꼬여버렸음.. 에